한국 시티은행에서 국제현금카드 사용에 관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는 인터넷 광고를 보았다.

한국 시티은행 국제현금카드라면... 내가 독일 처음 왔을 때 겪은 일들이 생각났다.

이곳에 오기 위해 준비하던 중 독일에서 은행계좌를 만들려면 한달 정도가 걸린다고 들었다. 즉 독일에 도착 후 최소 한달이나 지나야 송금 받을 독일 통장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한국에서 독일로 올 때 한달 동안의 생활비와 각종 비용을 모두 현금으로 가지고 오기도 번거롭고 위험하기도 해서 생각해 낸 것이 한국 시티은행의 국제현금카드였다.

이 카드로 독일 시티은행의 지점에서도 ATM기계를 이용해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집 근처 시티은행에서 카드 두장을 발급 받았다. 혹시나 외국에서 분실할지 모르니 두장을 발급 받아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리고 반드시 한국에서 먼저 사용을 해보고 카드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 보라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이면서...

그리고 인터넷 뱅킹도 신청을 하고, 카드에 이상이 없는지 인터넷 뱅킹은 제대로 되는지 한국에서 모두 확인을 했다.

독일에 도착 후,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일이 있어 해보는데 자꾸만 비밀번호가 다르다고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럴일이 절대 없는 것이, 불과 며칠 전에도 이용을 했고 혹시나 싶어 비밀번호를 모두 메모를 해 놓았다. 결국은 비밀번호 중복 오류로 인터넷 뱅킹이 정지가 되었다.

이 일이 있을지 몇달이 지난 후 문득 깨달았다. 독일 컴퓨터는 한국과 자판 배열이 다르다는 것을... 그래서 비밀번호 오류가 났던 것이다.

인터넷 뱅킹 사건이 있은 며칠 후, 독일 시티은행 지점에 현금을 찾으러 갔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카드 한장은 아예 기계에 들어가지도 않고 다른 한장은 카드를 읽을 수 없다는 오류메세지가 나왔다.

눈 앞이 노랗게 보였다. 인터넷 뱅킹도 안되고 카드로 현금인출도 안되고... 이걸 어떻게 한다??

급한 마음에 국제전화로 한국 시티은행에 전화를 했다. 한 직원이 금방 잠에서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사정을 설명했더니 단한가지 방법이, 인터넷 비빌번호 중복 오류를 풀 방법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내가 위임장을 작성해서 현지 영사의 확인을 받은 후에 한국에 있는 가족이 은행 지점을 방문해서 오류를 해제할 수 있다고 했다. 단지 비밀번호 오류로 인한 정지상태를 해제할 뿐이지 비밀번호를 변경한다든가 하는 것은 안된다고했다.

당장 쓸 생활비와 비상금으로 쓸려고 생각했던 돈이 한국 은행에 모두 묶여 버린 것이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이런 경우에도 어떻게 어떻게 현금을 찾아 쓸 방법은 있다.

그 돈을 통장에 그대로 둘 수도 없고 해서 신용카드 결제 계좌를 시티은행으로 바꿔서 카드 대금으로 빠져 나가게 해서 그 돈을 찾아 썼다.

시티은행 국제현금카드가 편하긴 한데 카드분실 등의 사고처리가 이곳 은행에서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급하게 송금 받을 때는 분명 편리하다. 한국에서 독일로 일반적인 외화송금의 방법으로 돈을 보내면 실시간으로 이곳에서 찾아 쓸 수가 없다. 또한 수수료도 저렴하고...

<추가> 2010. 1. 17

프랑스계 은행(Crédit Mutuel)이 독일 시티은행 소매부문을 2008년에 인수하였다. 
그 동안 Citibank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했으나 2010년 2월부터 독일 시티은행 소매부문의 명칭이 TARGOBANK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종전 1달러였던 수수료(한국 시티은행 국제현금카드의 독일 내 사용시 수수료)가 2011년 부터 여타 은행과 같은 수준으로 인상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독일에서 한국 시티은행 국제현금카드를 사용할 실익은 사라지게 된다.

Posted in : 일상/창고 at 2009. 8. 1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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