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휴가를 곧 떠난다.
크리스마스라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건 아니지만...
독일인들에게 처럼 일년 중 가장 큰 명절도 아니고, 종교적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 왜 크리스마스 연휴 때 휴가를 가느냐?
그 기간에 도무지 할일이 없어서다. 시내의 모든 상점은 문을 닫고 거리에는 사람들도 없고... 그 적막감과 무료함은...

독일와서 제대로 된 여행이나 휴가를 즐겨보긴 이번이 처음이다.
몇몇 곳을 다녀봤지만 그곳에 있는 선배를 만나러 간다거나 당일로 짧게 다녀온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번 휴가는 지난 봄부터 미리 계획된 것이다.
괴팅엔에 살 때 그곳에서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 형들과 미리 얘기가 되어 있었다. 크리스마스 때 남부독일로 휴가를 가자고..

그러나 문제가... 

모두 네명이 함께 가기로 했는데, 나를 포함한 두 사람은 이곳 뮈헨에, 나머지 두사람은 괴팅엔에서 뮌헨으로 와서 휴가지로 떠나야 한다.
괴팅엔에서 뮌헨까지의 교통편이 문제였다.
처음에는 렌트카를 이용하려고 하였으나 두사람 모두 운전이 미숙하고 갑자기 눈이 오거나 하는 등의 상황이 우려되어 포기...
그렇다면 기차 밖에 없다. 버스도 알아봤으나 독일은 우리나라처럼 고속버스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한사람은 반카드가 있어 별 문제가 없었지만 나머지 한사람은 왕복 200유로나 하는 기차표값이 부담이다.
다우어슈페찌알(Dauer Spezial)이라는 할인표를 겨우 구했다. 
이렇게 해서 괴팅엔 - 뮌헨 간의 교통편은 해결.
뮌헨에서는 바이에른티켓을 사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또 다른 문제..
네명이 기거할 수 있는 페리엔보눙(Ferienwohnung)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때가 다른 사람들도 휴가를 많이 떠나는 기간, 즉 성수기이고, 또 네명이 사용할 만한 크기의 큰 페리엔보눙이 드물었다.
그리고 보통 페리엔보눙은 1주일 단위로 빌리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우리가 계획한 기간은 3박 4일..
어떻게 해서 3명이 쓸수 있는 작은 페리엔보눙을 구했다. 하루당 75유로..
한사람은 소파에서 자야한다. 그래도 어쩔수 없는 것이, 이것 말고 구할 방법이 없다.

목적지는 쾨닉스제(Koenigssee)로 유명한 베르히테스가덴(Berchtesgaden)역에서 약 10킬로미터 떨어진 Marktschellenberg.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지역이다.


Berchtesgaden은 알프스로 둘러싸인 산악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앞서 포스트한 '독일 여행지 30선'에도 포함되어 있다. (2009/08/26 - 독일 여행지 30선)
주변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쾨닉스제, 켈슈타인 등의 관광지가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알프스의 경치도 감상할 수 있다.

쾨닉스제



뮌헨중앙역에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행 기차를 타고 국경 바로 직전에 있는 역에서 내려, 베르히테스가덴행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
다시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잠깐 가면 마르크트쉘렌베르그에 도착한다.

일행이 묵을 페리엔보눙은 바로 이곳..



마르크트쉘렌베르그의 겨울 풍경..


페리엔보눙은 보통의 가정집의 형태이다. 즉 침실, 거실, 욕실, 주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방시설이 있기 때문에 음식을
직접 해먹을 수도 있다. 더욱이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식당의 문을 닫기 때문에 해먹을 수 없다. 그래서 한국 식품 인터넷쇼핑몰에서 재료를 주문했다. 이것 저것 담아보니까 100유로.. 이 밖에 따로 고기나 야채 몇 가지를 사야하니까 음식 재료값으로 130유로 정도 들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사먹는 것 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걸 다 들고 기차를 타고 간다는 게 좀 불편하긴다. 여기다 맥주같은 술도 사가야 한다. 도착하는 시간이 24일 오후라서 그
곳의 수퍼마켓도 다 문을 닫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강 준비를 끝냈다. 날씨가 좋기를 바랄 뿐이다. 눈은 좀 와줬으면 좋겠다.
Posted in : 일상/잡담 at 2009. 12. 18. 03:48
Currently comments want to say something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