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으로 라면을 먹었다.
마침 전기밥솥에 찬밥이 남아 있었다. 라면 한개를 끓여서 밥을 말아 먹으면 되겠다 싶었다.

독일 와서 라면을 자주 먹는다.
밥 하기 귀찮아서도 그렇지만 오늘 같이 추운 날에는 얼큰한 국물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독일음식에서 얼큰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라면은 한국 수퍼마켓이 아니더라도 쉽게 살수가 있다.
가격은 대략 1유로 정도...

여기서 파는 라면은 대부분 유럽수출용이다. 따라서 포장지에 적힌 글도 모두 영어나 독일어이다.
인터넷 쇼핑몰에는 한국 내수용 라면을 팔기도 한다.
그런데 내수용과 수출용의 가격이 다르다. 
한가지 이상한 것은, 내수용 라면을 사면 언제나 유통기한이 얼마남지 않은 것이다.

궁금하던 차에 라면회사(농심) 블로그에 물어봤다. 두 가지 라면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첫째, 내수용에는 들어있지 않은 MSG라는 것이 수출용에는 들어 있다는 것이다.
MSG첨가에 대한 국내법 규정은 없지만 소비자의 인식 때문에 내수용에는 넣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삼양에서 생산하는 라면에는 수출용이더라도 MSG가 들어있지 않는것 같다. 수타면 봉지에 No MSG라고 적혀있다.

둘째, 수출용 면에는 별도의 방부처리를 한다고 한다. 아마 운송, 유통과정이 한국보다 길어서 인듯 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내수용은 수출용에 비해 유통기한이 짧다.

세째, 스프성분이 수출국가별로 약간 차이가 있다고 한다.
대상국가의 법규정 또는 문화에 따라 더 넣거나 넣지 않는 성분이 있다고 한다.



독일 처음 오고 얼마되지 않았을 때는 한꺼번에 라면 두개 먹는게 아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개는 양이 부족한데 두개는 비싼 느낌이었다. 하나에 1유로, 두개면 2유로, 한국 돈으로 3천 500원 정도...
그때는 독일 물가에 적응이 되지 않아 뭘 살 때는 언제나 원화로 환산을 해보곤 했다. 물론 이제는 원화로 환산해 보지도 않을 뿐더러 몇 유로라고 들어야 더 피부에 와 닫는다.

괴팅엔 살 때 알던 시리아 친구는 신라면을 즐겨먹는다고 했다. 우연히 길에서 만났는데 장바구니에 신라면이 몇개 들어 있길래 물어봤다. 
맵지 않냐고 했더니 먹을만 하다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라면 잘 끓이는 비법..

라면의 생명은 물조절이다. 500밀리리터.. 그리고 너무 작은 냄비에 끓이면 안된다. 화력은 강하게...  
면과 스프를 넣었을 때 일시적으로 물의 온도가 내려가서 면이 익지 않고 퍼지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물이 팔팔 끓을 때 내용물을 넣어야 한다.
다시마 한 조각을 넣어 주면 국물 맛이 시원하다.
면을 끓이면서 젓가락으로 건져올려 공기와 접촉시키거나 다 끓인 후에 식초 한방울을 넣으면 더 쫄깃하다는 것은 상식...
계란을 넣고 싶을 때는 다른 그릇에 잘 풀어서 냄비에 넣으면 국물이 탁해 지지도 않고 맛이 있다.
파는 거의 다 끓었을 때 넣는 것이 향이 남아 있어 좋다.
라면에 넣어봤자 맛이 더 나빠지는 재료는... 참치, 참기름, 깨소금, 양파
Posted in : 일상/잡담 at 2009. 12. 1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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