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프랑스로 신혼여행을 온단다.
참 친한 친구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이 다니고 친구는 서울로 대학을 갔다.
작년 이맘때 내가 독일로 간다는 얘기를 듣고는 내 손에 10만원이 든 봉투를 하나 쥐어졌다. 아직 직장을 갖지 못하고 저도 나도 부모님께 용돈 받아쓰던 때다. 고맙고 또 한동안 못 볼걸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이 친구가 결혼을 했다. 참석하지 못한게 못내 미안하고 아쉬웠다.
프랑스 파리로 신혼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나더러 그리로 올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 때 되서 여건되면 가겠노라고 했지만 여기서 파리까지 가서 하루를 묵고 오는게 만만치만은 았았다. 다달이 한국에서 받아쓰는 한달 생활비로는 불가능해 보였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 확답을 못하고 있었다.

결혼식 날짜가 다 되어서는, 그럼 스트라스부르로는 올수 있냐는 거다. 그곳은 독일 국경과 맞닫아 있는 프랑스 도시이다. 기차표 값을 알아보니 파리로 가는 것보다는 훨씬 저렴했다. 그 중에서도 싼 표를 샀다. 때문에 갈 때는 두번 갈아타고, 올 때는 네번을 갈아탔다.

9월 4일 아침, 괴팅엔 역에서 칼스루에, 오펜부르크를 거쳐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했다.
Strasbourg, 프랑스말로는 스트라스부르, 독일말로는 슈트라스북..
독일 국경과 3킬로미터가 떨어져있는 곳, 과거 독일의 영토이기도 했다.
내가 처음 가본 프랑스다.

오후 3시, 기차를 내려 친구가 묵기로 한 호텔로 갔다. 프론트에 물어보니 벌써 체크인을 하고 외출을 했다고 한다. 아마 콜마에 간듯 하다. 친구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여행안내소에 가서 지도를 하나 사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 저녁 때가 되어 호텔로 다시 가보니 아직이란다. 역에 가서 콜마에서 오는 기차가 몇시에 도착하는지 물어봤다.

역 앞에서 기다리기를 두시간... 한 무리의 사람들 속에 끼여 이쪽으로 걸어오는 친구 부부, 어떻게 이렇게 반가울수가...


이 곳은 그렇게 크게 볼거리는 없는 것 같다. 그냥 프랑스 같은 도시 분위기와 쁘티프랑스, 노틀담성당, 유럽연합의회 정도...


어느정도 규모있는 도시인것 같다. 도시의 규모나 시내의 모습, 그리고 대학이 있는 걸 보면...


골목골목 옛모습이 그대로 간직된 집들이 많다. 유럽의 도시들 중 이렇게 보존이 잘 된 곳이 드물듯 하다.




노틀담대성당... 붉은색 외벽을 쳐다보면 웅장한 것 같기도 하면서 을씨년스런 느낌을 준다. 앞에 세워진 안내판에서 유럽에서 가장 높은 교회 첨탑이라고 되어 있는 것같은데...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



라인강, 유람선 선착장


많은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가길래 어디 또 볼거리가 있나 싶어 한참 따라 가봤더니 관광버스 주차장이 나타났다. 단체관광객인듯...



오른쪽 저 건물 너머로 쁘띠프랑스가 있다. 그냥 이쁜 프랑스 마을 정도...





이 집은 양쪽으로 강이 흐른다.


문제의 수로... 저 수문(다리) 양쪽으로 물의 높이가 다르다. 유람선이 다니려면 오른쪽 아래의 작은 수로로 배로 들어가서는 아래쪽 수문을 닫고 물을 채운다. 위쪽과 수위가 같아지면 위쪽으로 배가 나간다.







친구덕에 짧은 프랑스 여행을 했다. 이정도 가보고 프랑스 가봤다고 할수는 없겠지만...
독일 그리고 괴팅엔과는 사뭇 다른 풍경...

가던 날 저녁에 친구 만나고, 한국식당-혼자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발견, 한국식당이라고 하나 음식들이 프랑스화된 그런 곳-에서 저녁 먹고, 그 다음날 오후까지 구경다녔다.

다시 돌아올려니 또 아쉬웠다. 독일 와서 1년 지나면서 이렇게 즐겁게 보내던 시간도 없었던 것 같다. 이곳이 프랑스가 아닌 한국의 어느 여행지에 친구들과 여행을 온듯한 착각이 들었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기차를 타고 괴팅엔으로....

Posted in : 여행 at 2008. 10. 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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