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내다 보면 돈들 일이 참 많다.
언제나 빵, 쌀, 고기만 사는데 돈을 쓴다면 한달 생활비도 부족하지 않다. 그런데 사람 사는데 그것만 필요한 것도 아니다.
공부할려면 연필[각주:1]도 사야되고 신발도 시간이 지나면 떨어져서 새로 사야한다.
그리고 점점 간이 커지고 인생 뭐 있냐는 식의 지출이 늘어가게 마련이다.
점심은 멘자[각주:2]에서 3유로 짜리 먹고 또 3유로짜리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2. 쓰던 노트북이 고장나서 한동안 컴퓨터 없이 지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의' 컴퓨터 없이 지냈다. 그러던차에 당시 유행하던 넷북[각주:3]을 사게 되었다. 남들 가지고 다니는 걸 보니 갖고 싶었고, 또 그게 잘 싸기도 했다. 넷북의 유행이 지나가고 나니 아이패드[각주:4]라는 테블릿이 나왔다.
넷북, 참 잘 썼다. 그걸로 공부도 하고 영화도 보고 블로그 놀이도 다 했다. 근데 점점 컴퓨터 사용시간이 늘어나니 작은 화면이 보기에도 불편하고[각주:5] 어깨도 아파왔다.
처음엔 좋다고 쓰던 넷북이 이젠 천덕꾸러기가 되는 순간이다. 아이패드나 아니면 맥북을 살껄 후회를 한다.

3. 엠피쓰리를 새로 사야했다. 전에 쓰던 것이 고장이 났다.[각주:6] 엠피삼은 아이팟... 그 당시에도 그 정도는 알았다. 이미 아이팟이 그 업종에서는 전지구를 통일했다. 아이팟 나노가 집에 있어서 좀 써보니 괜찮아보였다. 근데 생각해보니 아이팟 터치도 괜찮다 싶었다. 전화나 3g 무선인터넷을 제외하고 아이폰과 비슷해 재밌을 듯 했다.
아이팟 터치를 며칠 사용해 보니, 이런 놀라운 세상이 있었구나 싶었다. 그 순간 또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면 아이폰을 사지...[각주:7] 

4. 또 노트북이 고장났다. 예전에 고장 났던 걸 지난번 한국 갔을 때 고쳐 온 것이다. 이번엔 아예 부팅 조차 안된다.[각주:8] 쓸만큼 썼다. 이곳의 비싼 수리비용과 그간의 사용기간을 봤을 때 새로 사는 것이 더 낫다. 이쯤 되면 대충 통밥이 나온다. 그렇다. 맥북이다.[각주:9] 
문제는 돈이다. 사고 나면 당장의 생계에는 지장이 없으나 사람 일 모르는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노트북을 살 수는 없다. 위 1-3의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잠깐 보류...

5. 엄마가 '큰 전화기'[각주:10]를 사셨다고 한다. 아버지는 바꿀지 고민 중이라고 한다. 엄마의 전화기를 잘 살려본 후 결정을 하겠다고 한다. 이런 저런 재밌는 것이 있다며 동생이 설명을 해드렸다 한다. 아이팟 터치로 엄마로 카톡 대화를 나눴다. 곧 아버지께 자랑을 하겠지... 그럼 우리 아버지 백프로 큰 전화기 산다.[각주:11]
그저께 새로운 아이폰이 발표될 때 도서관에서 중계방송을 기다렸다. 현장 중계방송은 찾을 수가 없고 문자중계를 봤다. 아이폰 5가 아니라 4s가 나온다고 한다. 애타게 기다린 새로운 아이폰이 나왔다. 정말 애타게 기다렸다. 파는 첫날 애플샵[각주:12]에 줄서서 살까 뭐 이런 생각도 했다.  
근데 4s라니 마음이 좀 바뀐다. 4를 사버려??? 중고로...[각주:13]  


  1. 독일은 연필값도 비싸다. 동네 문방구에서도 파버카스텔, 스테들러 이런거만 판다 [본문으로]
  2. Mensa: 대학의 식당 또는 학생식당 [본문으로]
  3. 며칠동안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 분석 후 델에 주문을 했다. 그 뒤 한달 뒤에 받을 수가 있었다. [본문으로]
  4. 아이패드가 처음 나왔을 때 주문을 하고 기다려야 할 때가 있었다. 누구의 부탁을 받고 이걸 사러 다녔다. 애플샵과 몇군데 리셀러샵에 전화를 했더니 지금 당장은 전 바이에른에서 구할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딱 한군데에 갔더니, 이름이 뭐냐고 묻고는 물건을 내주는 것이다. 예약한 사람과 내 이름을 착각했나??? [본문으로]
  5. 하루 대부분 시간을 켜놓는 엠에서워드... 화면에 몇줄이 나오질 않는다. [본문으로]
  6. 재작년 여름 폭우가 쏟아 지던 날 학교 갔다 수해를 입었다. [본문으로]
  7. 이미 다른 스마트폰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얼마전 넥서스에스를 일주일 정도 사용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말이 맞다는 걸 느꼈다. 스마트폰은 아이폰과 아이폰 아닌 걸로 나뉜다. [본문으로]
  8. 램을 빼다 꽂았는데 그 뒤로 작동이 안된다. [본문으로]
  9. 독일에서도 맥북 많이 쓴다. 애들 꼴은 거지꼴인데 이런거 사는 거 보면 신기하다. [본문으로]
  10. 아버지의 표현이다. [본문으로]
  11. 요즘은 좀 뜸하지만, 내가 독일 처음 왔을 때는 사흘에 한번씩 전화를 하셨다. [본문으로]
  12. 독일의 애플샵에서는 통신사 가입과 상관없이 기계를 살 수 있다. 다만 비싸다. [본문으로]
  13. 잡스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또 한사람의 시대적 영웅이 사라졌다. [본문으로]
Posted in : 일상/잡담 at 2011. 10. 8.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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