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괴팅엔을 주제로 하는 블로깅...
그 괴팅엔이 싫어서(?) 뮌헨으로 이사를 했지만, 독일 와서 처음 살던 곳이라 기억들이 많다.

친구가 한국 서점에서 발견한 책이라며 몇부분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줬다.
독일여행기로 된 책이다.

사진으로만 이렇게 봐도 반갑다.


첫번째 사진..
어디쯤인지 한참을 들여다 봤다. 알겠다.
Groner-Tor-Str.이다.

Volkshochschule에서 독일어 배우러 다닐 때 자전거 타고 늘 다니던 길이다.
구시가지-괴팅엔에서는 보통 Innenstadt라고 부른다-가 동쪽에서 끝나는 부분이다.
사진 속에는 길이 한산해 보이지만 자동차 통행이 꽤 많은 곳이다. 구시가지로 자동차가 들어가는 입구는 저곳을 비롯해 몇군데가 안되기 때문이다. 노선버스가 다니는 길이기도 하다.

집에서 어학원 까지는 걸어서 그렇게 멀지 않았다. 20분 정도..
그런데 어학원 다니는 그 기간에 새로 이사할 집을 구해야 했기에 자전거가 필요했다. 
Mensa에 붙은 광고지를 보고 한참이나 걸어가서 30유로를 주고 중고자전거를 한대 샀다.  그 자전거를 타고 매일 아침 서두르며 다니는 길이 바로 사진 속의 저 길이다.
그때는 자전거 타는 것이 익숙히 않고 차가 많이 다니는 시간대라 자전거 타고 다니면서 무섭고 불안했다. 자전거 길이 거의 없어서 차도로 자전거를 타고 가야했기에 더욱 그러했다. 옆으로 버스라도 지나가면 가슴이 철렁했다. 

자전거에 얽힌 이야기는 다음에 따로 자세히 적겠다.

저 길을 따라 나가다가 만나는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잠시 걸으면 왼쪽으로 역이 나온다. 또 사거리에서 곧장 가게되면 시 외곽으로 나가게 된다.

저 책에서 괴팅엔을 소개하는 첫장에 저 사진이 나간 것은 조금 아쉽다. 괴팅엔을 대표하는 거리는 Weenderstr.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사진...


괴팅엔 옛 시청건물(Altes Rathaus)이다. 
유럽의 여느 도시도 마찬가지 겠지만 구 시가지의 중심에는 시청, 시장이 열리던 광장(Marktplatz)과 교회가 있다. 
사진 속의 계단과 입구는 '대학교 강의실로 의심되는 입구'가 아니라 구 시청사로 들어가는 곳이다. 저 계단을 올라 문을 들어서면 관광안내소가 있다. 사진 속에도 그것을 알리는 표식-크게 i라고 적혀 있고, 또 Tourist Information이라고도 되어있다-이 있다.

건물 1층에는 옆쪽으로 관광안내소가 있고, 대부분의 공간은 음악회, 강연 등의 행사가 열리는 큰 홀이다. 1층 홀에서 내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 갈 수 있는데, 그곳은 친구 결혼식 때 한번 가봤다. 

그 앞 광장은 부정기적으로 시장이 열리고,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즈음에 큰 시장이 열리는 곳도 이곳이다. 광장의 왼쪽편에는 괴팅엔의 상징인 거위치는 소녀(Gaenseliesel)로 유명한 분수대가 있다.
광장의 오른쪽 바닥에는 +와 -가 표시된 구슬을 손에 든 작은 동상이 세워졌다. 바로 그 유명한 물리학자 리히텐베르크(Georg Christoph Lichtenberg)이다. 괴팅엔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역시 그곳에서 교수로 지낸 그는 철학자이기도 했다. 또한 그는 곰사등이였다.

독일 와서 처음 살던 집이 바로 저 앞이다. 창문 열고 고개를 내밀면 구시청사 옆 길이 보였다.

이 구시청 건물은 괴팅엔의 중심이다. 사람의 통행이 가장 많고 길 양쪽으로 상점이 늘어선 나름 괴팅엔 최고 번화가이다.
그런데 저곳을 대학 강의실 건물이라 적은 것은 착각이겠지?
주변모습을 살펴보면 시청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형적인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저 책의 저자는 여행을 헛되이 한 것이 될테니까...

마지막으로... 이건 농담인데... 책에서 괴팅엔을 '술집과 서점이 나란히 있는 자유캠퍼스'라고 하고 있는데..
괴팅엔 그 촌구석(?) 대학생들은 다들 거지라 시내에 있는 술집에서 술 안먹는다는 것...
Posted in : 독일/괴팅엔 at 2010. 3. 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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