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스위스 인터라켄에 갈 일이 생겼다.
독일 살면서 가본 주변 나라라고 해봐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그와 인스부르크,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정도...
모두 독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도시이거나 그 너머에 있는 곳들이다.
유럽에 있다고 해서 주변나라들을 가보는건 쉽지가 않다.
그런 까닭에 이번 기회는 행운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뮌헨에서 퓌센을 거쳐 인터라켄까지 버스로 총 여덟시간이 걸렸다.
호텔에 도착을 하니 벌써 밤 10시가 넘어 있어, 아주 늦은 저녁을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호텔이 호수 주변에 있다는 걸 알았다.
한달이 지난 지금 그 호텔 이름이 뭔지 어디쯤에 있었던지도 기억이 아질 않는다.


아침을 먹고 서둘러 버스를 타고 인터라켄 오스트 역으로 가서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열차를 탔다.
기차표 값이 무려 103유로... 그것도 할인을 해서 그 정도 였다.


올라가는 도중 두번 열차를 갈아탔다. 라우터브루넨,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가는 도중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는데 워낙 볼거리가 많아 뭐가 뭔지 다 까먹었다.
여하튼 독일의 풍경과는 전혀 다른 환상적인 모습이었다는 것...




아마 여기가 클라이네 샤이덱역인것 같다.
여기서 기차를 갈아타고 터널을 한참이나 가면 목적지인 융프라우요흐에 도착한다.
이때까진 느끼지 못했는데 여기서 부터 숨쉬기가 불편하고 웬지 모르게 나른한 기분이 들었다.
고산증세라고 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귀가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다고 한다.
일행 중 한명은 증상이 심해 열차에서 내리지 않고 곧바로 클라이네샤이덱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얼음궁전...
얼음동굴 속에 또 얼음으로 된 조각상들..
안 넘어질려고 용을 쓰면서 걸었다.


건물 바깥으로 나갔더니 바람이 많이 불고 바닥이 미끄러워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다.



융프라우요흐에서 내려올 때는 클라이네샤이덱에서 일행과 헤어졌다.
나머지는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그린델발트에서 하이킹을 한다고 했다.
나는 뮌헨으로 돌아가는 열차 시간 때문에 먼저 내려왔다.


그린델발트...
올라갈 때와는 다른 경로로 내려왔다. 
기차 갈아타는 동안에 잠깐 시간이 있어 요기나 할까 싶어서 돌아다니다가 마땅한 것이 없어 포기했다.
역 앞 자판기에서 초코바 사먹으려다 역 직원과 싸움만 한판하고...


뮌헨으로 가는 기차표를 사고, 점심 먹을 곳을 찾았다.
중국집에 들어갔더니 점심 영업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역 정면에 있는 수퍼마켓 2층의 식당으로 갔다.
듣던대로 스위스의 물가는 뮌헨보다도 조금 비싼 느낌이다.


밥을 먹고 나왔더니 역 광장에 웬 태극기...
그만큼 한국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는 뜻인가?
클라이네샤이덱에서 융프라우요흐까지 가는 열차 안에서는 한국어 안내방송도 나오는 걸 보면...
이제 뮌헨으로 돌아간 시간이다.
기차를 일곱시간 가까이 타고 가야한다. 베른과 취리히에서 두번 갈아타고...


시간이 없어 인터라켄 시내는 돌아보지 못하고 기차에 올랐다.
아쉬운 마음에 기차 안에서 투너제의 모습을 담아봤다.
취리히에서 기차 갈아타면서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 생각보다 역에 사람들이 많아 복잡한데다가 표에 뭐라고 타는 곳을 표시해놨는데 도무지 알수가 없어서다.
역무원에서 물어봐도 모른다고 하네... 
어제는 버스를 여덟시간 타고, 오늘은 기차를 총 열두시간이나 탔다.
기차 타고 오면서 갈아타는 것이나 국경 넘으면서 좀 겁을 먹었는데, 뮌헨역에 도착하니 마음이 편했다. 
웃긴 건...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서 있는 이체에를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ㅋㅋ
이틀 동안 같이 여행 다녔던 일행 생각이 난다.
한국에서 온 고등학생들 이었는데... 역시 여행은 사람을 빨리 친해지는 만든다.
Posted in : 여행 at 2010. 9. 2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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